1. 들어가며
흔히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라고 얘기합니다. 요즘은 기준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채권 가격은 하락하여 채권 투자자들의 손해가 크다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앞으로 기준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되므로 지금이 채권 투자의 적기라는 기사도 많죠. 이런 기사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생기는데요. 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질까요? 왜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또한 실제 미국 금리와 채권 가격의 상관계수 분석을 통해 두 지수가 얼마나 반대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인 이유
먼저 금리와 채권 가격의 상관관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이를 위해서는 먼저 채권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해야 합니다.
채권이란 무엇일까요? 채권은 은행 정기예금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몇년뒤에 얼마 큼의 이자를 받을 것인지를 정해놓고 돈을 빌려줬을 때, 이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채권입니다. 은행의 정기예금도 이런 측면에서는 동일하죠. 돈을 예금할때 예금 금리를 확인하고, 나중에는 이자를 더해 돌려 받으니까요.
채권을 은행 예금과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한번 상상해보겠습니다. 2년 뒤 1억에 20%의 이자를 더해 돌려받기로 계약을 했다고 상상해보죠. 그럼 지금 나의 채권의 가치는 1억 원이지만, 1년 뒤에는 1.1억 원, 2년 뒤에는 1.2억 원의 가치를 갖겠죠?
그림1. 시간에 따른 채권 가격 변화
이렇게 채권의 가치는 금리가 고정되어 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정하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까요? 오늘 갑자기 금리가 40%로 올랐다고 가정해보죠. 어제 내가 계약한 채권을 오늘 친구가 사려고 한다면 얼마에 사려고 할까요? 친구는 40% 금리의 채권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20% 금리의 채권을 사려면 40% 채권을 사는것만큼의 장점이 있어야겠죠. 이 친구가 20% 금리의 채권을 산다면, 2년 뒤 받을 금액은 1.2억원입니다. 만약 40% 금리의 채권을 사서 동일하게 2년 뒤 1.2억원을 받으려면, 오늘은 0.86억원으로 사야될겁니다. 따라서 20% 금리의 채권도 동일하게 0.86억원으로 사겠다고 하겠죠. 왜냐하면 지금은 40% 금리의 채권을 살 수 있고, 2년 뒤 1.2억원을 받는 채권 가격은 0.86억원이니까요. 그럼 결과적으로 1억원짜리 20% 금리의 채권은 금리가 40%로 올라감에 따라 14%의 가격 하락이 생긴 꼴입니다.
그림2. 채권 가격과 금리의 관계
이는 금리가 내려간다면 반대 상황이 되겠죠. 금리가 내려가 버린 시점의 투자자는 금리가 더 높았던 시점의 2년 뒤 채권 가격을 현재 금리로 계산해서 채권을 사야하죠. 결과적으로 채권 가격은 오르는 꼴이 됩니다. 따라서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실제 데이터 분석
이제 이론적으로는 채권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임을 알았습니다. 그럼 실제로는 얼마나 반대로 움직이는지 궁금한데요.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미국 중기채 ETF인 IEF의 가격의 상관계수를 측정해봤습니다.
그림3. 미국 금리와 채권 가격의 상관 계수
연두색 박스 표시부분이 각각 1일/10일/20일/30일/40일/50일 국채 금리와 IEF가격의 이동평균 변화율과의 상관관계를 측정한 결과입니다. 상관계수 값은 1에 가까울수록 상관 관계가 크고, -1에 가까울수록 반대의 상관 관계를 갖는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대부분 -0.9가까운 상관계수를 갖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의 항상 채권 금리가 상승한 날은 채권 가격은 하락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