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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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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세계 질서

저자
레이달리오
점수
⭐️⭐️⭐️⭐️⭐️
작성 연도
2022
카테고리
경제
키워드
흥망성쇄 사이클
한줄 요약
투자자로서 역사를 보는 관점

1.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양적완화에 따라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십 년간의 역사에서 볼 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수백 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유사한 사건들은 과거에도 자주, 그리고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1971년의 닉슨 쇼크 사태를 들 수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급격한 통화량 증가로 인해 달러 가치는 크게 하락했고, 반대로 주식, 원자재, 금, 부동산 등의 실물 자산 가치는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새로워 보이는 사건도 역사라는 과거 데이터를 찾아보면 유사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후에 펼쳐질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2. 빅사이클 : 한 제국의 흥망성쇠

레이달리오님은 한 제국의 흥망성쇠는 모두 유사한 패턴과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시대를 지배한 가장 강력한 제국의 국력을 측정하여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모든 제국이 비슷한 패턴의 그래프를 그린다는 의미입니다.

2-1. 국력 측정하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y축이 될 국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레이달리오님은 국력을 측정하기 위해 8가지의 지표를 사용합니다. 그 지표는 교육, 기술혁신, 수출 경쟁력, 경제 규모, 국제무역 점유율, 군사력, 금융/자본시장 경쟁력, 기축통화 보유 유무입니다.
이 지표들은 모두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입니다. 위의 8가지 지표의 평균값을 국력이라고 하면 모든 제국은 시간에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은 국력 사이클을 보입니다.
그림1. 빅사이클
제국의 사이클은 마치 사람의 인생이 성장기 / 중년기 / 노년기로 나뉘는 것처럼, 부흥기 / 전성기 / 쇠락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시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2. 부흥기

먼저 부흥기를 살펴보겠습니다. 한 제국의 부흥기는 보통 훌륭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의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이 지도자는 중앙집권을 통해 강력한 권력을 형성합니다. 이 시기에는 반드시 좋은 국가 시스템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이 시스템에는 교육뿐만 아니라 시민의식, 준법의식 등 국가의 가장 밑바탕을 형성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포함됩니다.
이렇게 기초 시스템이 마련되면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 발명이 나오며 이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무역 점유율이 상승합니다. 이렇게 증대된 수입은 늘어난 무역로를 보호하기 위한 군사력을 확충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안정적인 국가 기본 시스템이 마련되면 경쟁을 통한 보상을 기초로 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동되고 강화됩니다.
이제 정부, 자본, 군은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끌어주며 성장을 촉진합니다. 무역 점유율은 점점 높아지고, 이는 자연스럽게 해당 화폐에 대한 선호도를 증대시키며 기축통화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 시기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노력과 경쟁을 통한 기술/경쟁력 증가, 소득 증가, 재투자의 선순환 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2. 선순환 사이클

2-3. 전성기

이렇게 국가 경쟁력이 커질수록 국민 소득은 늘어나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상품 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점차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뿐만 아니라 늘어난 소득은 국민들을 나태하게 만들고 경쟁을 회피하게 만듭니다. 이는 점점 경쟁력을 약화시키며 자연스럽게 소득 감소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은 지금의 평화와 번영이 지속될 것이라 믿기에 금융시장에 과투자하게 되고 이는 금융 버블로 이어집니다. 금융시장의 버블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내부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이 시기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부흥기의 선순환 시스템의 연결고리가 하나둘씩 약해지거나 끊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 쇠락기

소득은 줄어들고 부채는 점점 늘어나, 부채 위기로 이어지지만, 대부분은 고통스러운 노력과 경쟁을 통한 소득 증대가 아닌, 부채 증가를 통한 돌려막기를 선택하게 되고 이는 점점 부채가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이러한 대응은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이는 국민 삶의 저하로 이어지고, 내부 갈등을 극대화시킵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정치적 극단주의의 출현을 야기합니다. 포퓰리즘 정당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이에 따라 포퓰리즘 지도자가 출현하게 됩니다. 이는 부의 재분배로 이어지고 사회적 변화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이는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혁명 또는 내전과 같이 폭력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제국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약화되는 틈을 타 신흥 강대국이 부상하게 됩니다. 제국의 입장에서는 이를 두고 볼 수 없기에 두 국가의 갈등은 점차 격화됩니다. 이는 사소한 무역 충돌에서 시작하여 거의 대부분은 전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제국의 입장에서는 전쟁에서 이겨도 국력 손실이고 전쟁에서 지면 패권을 잃게 되는, 좋을 게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계속해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전쟁은 제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기축통화는 신뢰를 잃게 되며 제국의 사이클은 끝나게 됩니다.
이 시기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나태함과 게으름, 경쟁력 감소, 소득 감소, 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 사이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3. 악순환 사이클

3. 슈퍼사이클 : 빅사이클이 모여 만든 인류의 역사

수십억 인류의 인생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역사를 이루는 것처럼, 여러 빅사이클은 연결되어 인류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슈퍼사이클을 만들어 냅니다.
그림4. 슈퍼 사이클
각각의 빅사이클은 기존 제국의 쇠락기와 새로 부상하는 제국의 부흥기가 일정기간 겹쳐지는 기간을 갖습니다. 또한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영원한 제국도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영광이 영원히 재현될 것을 전제하는 투자전략은 위험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그럼 현재 우리는 위의 빅사이클과 슈퍼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

4-1. 현재의 슈퍼사이클

먼저 슈퍼사이클에서의 위치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림5. 현재의 슈퍼 사이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하여 세계의 패권국은 대영제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은 패권국으로서 명실상부한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신뢰는 점점 하락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빈부격차는 점점 심화되어 이로 인한 내부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상황을 더 가속화시켰습니다.
동시에 2000년대부터 중국이 신흥 강대국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혁신 부분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자본/금융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긴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미국과 중국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미국은 내부 갈등을 완만하게 풀어가며 약해지고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다시 강화할 수 있을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중국의 성장을 잘 견제하며 제국의 사이클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중국은 부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선순환 시스템을 강화해 세계로부터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중국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회, 문화, 경제 측면에서 아직도 미국과 비교하면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4-2. 현재 대한민국의 빅사이클

레이달리오님의 관점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패권국이 아니므로 위의 사이클과 완전히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 국가의 사이클은 제국의 사이클과 유사하다는 전제하에, 현재 대한민국의 빅사이클은 어떤 위치에 있을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떠한 국가든 기존 국가의 쇠락기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며 부흥기를 시작합니다. 한반도에서는 통일 신라 이후의 고려가 그랬고, 고려 이후의 조선이 그랬으며, 조선 이후의 대한민국도 그러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건국 초창기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눈부신 부흥기를 맞이했고, 현재는 선진국의 문턱까지 와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클에서의 정확한 위치를 판단하기 위해서, 레이달리오님의 방식대로라면 8가지의 지표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야 하겠으나, 대략적인 위치만을 파악하고자 각 시기별 특징의 어느 부분에 더 많이 해당하는지만 생각해보겠습니다.
부흥기의 특징은 선순환 사이클의 작동이었습니다. 부흥기에서 쇠락기로 넘어가는 전성기의 특징은 이러한 선순환 사이클의 약화였습니다. 쇠락기의 특징은 악순환 사이클의 작동이었습니다. 정략적으로 측정되는 지표가 아니므로, 각자의 주관에 따라 판단 결과는 다를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공정한 경쟁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고 있으며 이는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기술력과 경쟁력이 점점 증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재가 몰리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소득은 늘어나며 부채는 줄어들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적으며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5. 미래 예측하기

서두에서 역사를 통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이클상에서의 현재 위치를 안다면 미래는 정해진 수순대로 움직일까요?
암에 걸린 사람은 반드시 사망할까요? 많은 경우,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등의 암세포가 성장하기 유리한 몸이 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이를 개선한다면 얼마든지 하락 사이클을 끊어내고 인생 사이클을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국가/기업/개인의 사이클도, 악순환을 끊어내고 다시 선순환 사이클로 전환시킬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하락 모멘텀을 이겨내고 사이클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역사를 통틀어 영원한 제국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제국의 사이클 수명이 동일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람마다 수명이 다르고 성취도가 다른 것처럼, 국가/기업도 구성원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길고 강력한 사이클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국가/기업/개인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사이클상 현재 위치를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선순환/악순환 사이클을 강화/약화시키려는 구성원들의 노력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