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이번 글에서는 모건하우절 저자의 돈의 심리학 책을 리뷰합니다. 저자는 주식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은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투자자에게 있어서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아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심리는 금융계에서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히 어떻게 투자하면 부자가 된다가 아닌, 부자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하여 역사를 바탕으로 금융시장의 속성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금융시장에서 투자하며 최종적으로 부자로 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얘기합니다.
지금부터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2. 부란 무엇인가?
적을 이기려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고 하죠. 부를 얻고 싶다면 먼저 부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부'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2-1. 당신은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저자는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보라고 합니다. "당신은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부자가 되어 페라리를 사고 싶어요'라는 대답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은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 당신은 페라리에서 내릴 때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감탄 어린 시선을 받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사람들은 페라리에서 내리는 당신을 보며 감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페라리를 보며 감탄할 뿐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으로 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3억짜리 페라리를 타는 사람을 보며 "와 저 사람 저런 차를 타는 걸 보니 엄청 부자인가 봐"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부에 관해 우리가 아는 유일한 데이터는 그의 부가 차를 구매하기 전 보다 3억 원 줄었다는 사실 뿐이죠. 부는 오히려 구매하지 않은 좋은 차에 해당합니다. 저자는 과소비를 하며 생활하는 Rich 가 아닌, 진정한 부를 갖춘 Wealthy 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Wealthy와 Rich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자가 말하는 Rich는 비싼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하지만 Wealthy는 충분한 부를 갖추어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의 가치는 물건을 더 살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 바로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2-2. 만족할 줄 아는 능력의 중요성
그럼 얼마 큼의 돈을 모아야 Wealthy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저자는 '만족할 줄 아는 능력'에 대해 강조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미 억만장자임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돈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다 끝내 교도소에서 인생을 망친 사례를 많이 듣곤 합니다.
워렌 버핏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당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해 당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건다는 것은 그냥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일이 뜻대로 잘 되었을 때의 예상 이득보다 (꼭 금전적인 게 아니더라도) 일이 잘 못되었을 때의 예상 손실이 훨씬 더 크다면 (이를테면 교도소행) 최종 기댓값은 손실인데, 왜 그 행동을 하냐는 말이죠. 어느 정도의 부를 갖추었다면 더 이상의 부는 숫자의 차이일 뿐 큰 가치를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목표를 정하고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단지 숫자를 늘리기 위해 그동안 모아 온 모든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죠.
따라서 저자는 부자가 되기 전 가장 중요한 건 본인만의 골대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내가 멈출 지점을 미리 정하는 것이죠. 또한 이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남과의 비교'라고 말합니다. 언제나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은 존재하기에 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골대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멀어지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죠.
3. 투자자가 명심해야 할 6가지 교훈
자, 이제 남으로부터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졌습니다. 또 나만의 골대가 정해져 진정한 부자가 될 준비가 되었죠. 그렇다면 이제는 투자를 하기에 앞서 금융시장은 어떤 곳인지에 대해 알아야겠죠? 저자는 투자를 시작하기 앞서 아래 6가지를 꼭 명심하라고 강조합니다.
3-1. 어느 누구도 미치지 않았다
먼저, 어느 누구도 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주변에서 전재산을 털어 잡코인에 투자했다고 하면, "미쳤구나.."라고 말하곤 했는데요. 저자는 그 사람도, 당신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며 자라온 과정이 다르고, 심지어 나이에 따라 살아온 시대도 다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가치관과 투자의 목적이 다르기에 투자의 정답은 없다는 것이죠.
세 명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1960년 사회생활을 시작해 20년 동안 오르지 않은 주식시장을 경험하며 자랐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1980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주식시장을 경험했죠. 세 번째 사람은 2000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닷컴 버블과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폭락과 폭등의 연속을 경험하며 살아왔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세 사람이 주식시장에 대해 동일한 가치관을 지닐 수 있을까요? 사람은 본인이 살아온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고합니다. 이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죠. 따라서 투자에 관해서는 어떠한 사람의 주장에 대해 미쳤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또는 그 반대로 어떠한 사람의 주장에 동조되어 버리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입장과 가치관, 그리고 투자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죠.
3-2. 행운과 리스크
두 번째는 행운과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이 행운이고, 무엇이 리스크일까요? 어디까지는 행운이고, 어디부터는 리스크일까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다음의 재미있는 사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코르닐리어스 밴더빌트는 미국의 성공한 철도 사업가입니다. 사업을 추진하던 중 자문가로부터 이 거래는 법률 위반이라는 얘기를 듣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설마 뉴욕주 법령을 다 지켜가면서 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그는 사업 성공을 위해 법을 어기는 행동을 조금도 개의치 않았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크게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로부터 '역시 법을 무시하고 뚫고 나가야 성공하는구나'라는 사례를 얻어야 하나요? 이와는 반대 사례로 2001년 파산한 에너지 회사인 엔론은 왜 법을 어겼다고 비난받는 걸까요? 워렌버핏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성공 대부분은 보험회사인 가이코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본인도 인정했듯이 자신이 설계한 수익 다각화 법칙을 거의 다 어겼죠. 그는 대담한 것인가요, 무모한 것인가요?
2006년 야후의 10억 달러 매수 제안을 거절한 마크 저커버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천재라고 부릅니다. 반면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야후는 현실을 인정할 줄 모르는 무모한 바보로 비난받죠. 하지만 언제나 결과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당시에는 '멋있게 대담한' 결정과 '바보같이 무모한' 결정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리스크와 행운은 도플갱어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운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리스크가 한 발 앞서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성공은 행운 덕분이었음을 인정하는 겸손과, 실패는 리스크 때문이었을 뿐 좌절할 필요 없음을 아는 지혜를 겸비해합니다. 그래야만 중간에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투자에서 승자로 남을 수 있습니다.
3-3.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세 번째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사실입니다. 즉 모든 사건은 비슷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인생은 결정적인 몇 가지 사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죠.
이는 인생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 현상에서도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2018년 아마존은 S&P500 지수의 6% 를 견인할 만큼 어마어마한 성장을 했습니다. 즉 500개 기업 중 단 한 개 기업이 6% 의 영향력을 미칠 만큼 강력한 영향을 주었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아마존의 성장 대부분은 아마존 프라임과 아마존 웹 서비스 덕분이었습니다. 아마존의 사업 아이템이 수백 개인데요. 이는 극히 일부의 사업 아이템이 엄청나게 큰 영향력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죠.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버핏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생 400~500개의 주식을 보유했지만, 대부분의 돈을 벌어준 것은 그중 10곳이다." 이어서 찰리 멍거는 이렇게 얘기했죠.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 투자 사례 몇몇을 제외하면 장기 실적은 거의 평균에 가깝습니다." 주식 투자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냈던 워렌버핏과 찰리멍거이지만 그들의 수익 대부분은 극히 일부에서 나왔던 것이죠.
파일럿들은 본인들의 일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고 합니다. '지루한 시간이 끝도 없이 계속되다가 간간이 끼어드는 공포의 순간' 바로 그 공포의 순간을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 파일럿의 목숨이 달려있습니다.
저자는 투자의 세계는 (더 나아가 아마도 인생 또한) 바로 이러한 파일럿의 세계와 같다고 말합니다. 평소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금융위기 급의 인생에 몇 안 되는 순간의 성적입니다. 이 몇 번의 성적에 따라 전체 성적이 좌우된다는 것이죠. 금융위기와 같은 대사건에는 많은 사람들이 파산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부자가 되죠.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투자를 하면서 우리는 금융위기 급의 빅 이벤트에 대해 언제나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3-4.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네 번째는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이라는 사실입니다. 보통은 우리가 겪었던 일보다 더 최악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의 원자로 사태를 생각해 보죠.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은 지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튼튼하게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설계자들은 역사상 가장 최악의 지진을 기준으로 설계했습니다. 설마 이보다 더 최악의 지진이 발생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이죠. 하지만 후쿠시마 원자로 사태의 지진은 최악의 지진 역사를 갈아치우는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고 마무리된 뒤에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배웁니다. 그래서 그저 '아 그랬구나' 정도의 느낌만 받을 뿐이죠.
이번에는 제2차 세계대전을 생각해 볼까요?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살던 사람들에게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다 참전하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고, 유럽 전체는 초토화될 것이다'라고 말하면 믿을까요? 그 당시 사람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전 세계가 참전하는 세계 대전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또 1929년의 세계 대공황을 생각해 볼까요? 최고의 호황 경제를 누리고 있던 세계 대공황 직전의 미국 사람들에게 '앞으로 전 세계에 10년간 최악의 불황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면 믿을까요? 그 당시 미국 사람들은 세계 대공황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그런 일이 발생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미래는 과거와 정확히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했는데요,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는 것이 아닌, 그 운율이 반복된다." 이는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것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탐욕이나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행동하는 방식,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모습 등이 여기에 속하죠. 하지만 트렌드나 업계, 부문, 시장의 인과관계 등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바뀌어 갑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것들은 반복되지만 트렌드 등이 변하여 정확히 동일하게 반복되지는 않는 것이죠.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명심하고 과거의 역사만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3-5.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다섯 번째로 비관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보통 비관주의적 관점은 낙관적 관점보다 똑똑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똑똑한 사람이 내년에 10배가 오를 주식을 알려주겠다고 하면 헛소리 취급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주식이 회계 부정 때문에 폭락할 거라 하면 모든 일정을 제쳐두고 그 말에 귀 기울이죠. 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이 망할 거라는 종말론은 제1 금융지 1면에 실릴 겁니다. 반면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이 앞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비상할 거라는 전망은 우스갯소리 취급받습니다.
왜 사람들은 '낙관론보다 비관론에 끌리는가'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이유보다는, 우리는 비관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언제나 종말론은 존재했고, 인류는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자는 앞으로도 많은 위기가 있겠지만, 인류는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낙관론적인 관점이 있어야 장기적으로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3-6. 금융에서 내러티브의 영향
마지막으로, 금융에서 내러티브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금융시장은 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금융시장은 사람의 심리가 만드는 것이고, 사람의 심리는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2008년 금융위기의 1차 원인은 분명 무분별한 대출과 파생상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여파가 그렇게 강력하고 오래 가게 만들 수 있었던 원인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는 바로 '경제가 어려워졌고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내러티브에 대한 대중의 강력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천체 물리학의 이론을 통해 천체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은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에 영향을 주는 인간의 행동, 감정 등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금융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믿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인간 심리의 본성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이 '그렇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의 믿음' 인지, '객관적인 사실들로부터 논리적으로 유추되는 명제'인지를 말이죠.
4. 투자를 통해 부유해지는 7가지 방법
이제 저자가 얘기하는 투자를 통해 부유해지는 방법을 8가지로 나눠 정리해 보겠습니다.
4-1. 저축하자
제일 먼저, '저축하라'입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저축하라는 의미는 '투자하지 말고 저축해라'가 아닙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 저자는 돈이 주는 가장 큰 장점에 대해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저축을 통해 돈을 비축해 놓으면 예상하지 못한 불운한 일이 발생했을 때에도 나의 뜻대로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버퍼를 준다는 것이죠. 따라서 만약을 대비해 언제나 저축해야 합니다.
4-2. 긴 시간을 투자하자
두 번째는 '긴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워렌버핏의 순자산은 약 845억 달러이지만, 이 중 842억 달러는 50번째 생일 이후에 축적된 것입니다. 그의 성공은 사춘기 시절에 쌓았던 금전적 바탕과, 노년기까지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은 덕분이죠. 그의 재주는 투자였지만, 그의 비밀은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워렌버핏의 연 복리 평균 수익률은 22% 수준이지만 (이 또한 말도 안 되게 높은 것이지만), 정말 중요한 건 워렌버핏은 이를 80여 년 동안 유지했다는 것이죠.
흔히들 '복리의 마법' 얘기를 하는데요, 이는 기하급수로 움직이는 투자의 세계에서 '오랜 시간'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얘기죠. 따라서 우리는 본인만의 논리를 통해 투자 원칙을 정하고, 실행했다면 최대한 오랜 시간 유지해야 복리의 마법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4-3. 우리는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세 번째는 '우리는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방금 전까지 투자 원칙을 정하면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놓고, 이건 또 무슨 소리냐 싶은데요. 본인의 대학 전공에 연연하여 평생을 자신과 맞지 않는 전공 관련 직업을 유지하는 건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죠? 마찬가지로, 투자의 세계에서도 세상도 변하고 본인의 가치관도 변하기에 처음 매수를 시작했을 때의 조건이 달라져 예상되는 결과가 달라졌다면 이를 인정하고 목표를 수정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단을 빨리 내릴수록 더 빨리 새로운 복리의 마법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4-4. 합리성과 감성 중간 어딘가의 관점을 유지하자
네 번째는 '합리성과 감성의 중간 어딘가의 관점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100% 합리적인 의사결정도, 100% 감성에 휘둘리는 의사결정도 불리하다고 말합니다.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일들은 벌어집니다. 따라서 내가 보유한 주식에 아무 감정이 없어서 형편이 안 좋을 때 바로 처분해 버리는 행동은 어리석죠. 반대로 감정에 휘둘려 손절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물 타기 하는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손실만 가져올 뿐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마음가짐은, '자신의 전략을 적당히 사랑하여 엄밀히 보면 불완전하다고 해도 사랑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끝까지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폭락 앞에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숫자에 기반한 이성적 전략만으로는 온전히 버틸 수 없음을 인정하라는 것이죠.
4-5. 언제나, 반드시 안전마진을 두자
다섯 번째는 '언제나, 반드시 안전마진을 둘 것'입니다. 위에서 투자의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단 '살아남아' 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파국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죠.
러시안룰렛을 할 때 확률은 우리에게 유리합니다. 하지만 불운했을 때 받을 결과는 죽음이죠. 이는 운이 좋았을 때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점을 다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돈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을 생각해 볼까요? 부동산이 1년 뒤 오를 확률이 95%라고 해 보겠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이라도 가격이 내리는 경우를 경험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말이죠. 그런데 만약 그 대가가 '파산'이라면, 아무리 유리한 확률(95%)이었다 하더라도 이런 선택은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부동산 투자에서는 '레버리지'가 이러한 파산 위험을 높여주죠. 약간의 손해만으로도 몇 배의 손실을 입히게 되니까요. 실패에 대한 손실이 막대한 시스템은 언제나 백업 시스템을 만들어 안전마진을 확보합니다.
예를 들어 비행기는 엔진 없이도 착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습니다. 또한 현수교는 케이블 몇 개가 떨어져 나가도 추락하지 않게 설계하죠.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은 벌어집니다. 따라서 아무리 낮은 확률일지라도 감수해야 하는 피해가 파산이라면 이 선택은 피해야 합니다. 아무리 큰 수라도 0을 곱한 결과값은 0이기 때문이죠.
4-6. 투자의 세계에는 언제나 수수료가 존재함을 명심하자
여섯 번째로 투자의 세계에는 언제나 수수료가 존재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1968년부터 2018년까지 50년 동안 S&P500 지수는 119배가 올랐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게 최고라고 말합니다. 정답이죠. 하지만 눈앞에서 주식 가격이 붕괴하고 있을 때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버티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투자에는 대가가 붙습니다. 이 대가는 변동성, 공포, 의심, 불확실성, 후회로 지불해야 합니다.
다우존스 지수 그래프에 전 고점 대비 5% 이상 낮았던 시기를 표시해 볼까요? 이는 거의 모든 기간에 해당합니다. 그 말은 장기적으로 보면 119배가 올랐지만, 매일매일을 사는 투자자에게는 거의 언제나 손실을 낼 것 같은 공포를 견뎌야 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보통 자동차나 음식의 대가는 기꺼이 지불합니다. 하지만 투자 수익의 대가는 지불하기 싫어하죠. 이는 아마도 가격표처럼 눈에 보이지 않기에, 수수료가 아닌 벌금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투자에서의 변동성은 벌금이 아닌 수수료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꺼이 지불해야 합니다.
4-7. 우리 모두는 다른 게임을 하고 있음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는 다른 게임을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구글의 합리적 주가는 얼마인가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는 한 가지 정보가 빠져 있습니다. 제대로 질문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당신의 목표와 시간의 관점에서) 구글의 합리적 주가는 얼마인가요?"
단순히 상승 모멘텀만을 보고 투자하는 데이 트레이더가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의 기업가치를 계산해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도 있죠. 이 둘에게 합리적 주가는 당연히 다릅니다. 장기투자자와 단기 투자자는 서로 주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뿐만 아니라 투자하는 동안 서로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와 관련해서는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쉽게 설득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단기적인 사건들, 예를 들어 올해의 시장 성적, 내년에 경기 침체가 찾아올지 등은 내가 하는 게임에 속하지 않는 변수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5. 결론
지금까지 돈의 심리학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한 우리의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의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과는 반대되는 내용이죠. 하지만 저자의 주장과 사례를 들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가끔씩 다시 읽어보며 마음가짐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