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러 가치의 미래 전망
지금 우리는 달러 가치가 높은 시기, 즉 달러 강세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2008년을 기점으로 달러 인덱스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달러 강세 흐름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이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왜 지금의 달러가 강세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시간을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금융위기가 터지자 세계 중앙은행들은 유동성을 급격하게 증대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은 큰 성장을 보여주지는 못했죠.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가를 비교해보면 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전의 주가를 생각해보죠.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횡보했던 반면 미국의 S&P500지수는 강력한 상승을 이어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하여 성장한 덕분에 미국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었죠.
달러 강세의 이유는 바로 이렇게 독보적인 경제 성장과 이를 통한 금리 인상 덕분이었습니다. 경제 성장 덕분에 세계의 많은 돈이 미국의 주식시장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추가로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 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 있었죠.
이러한 과거 사례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달러 강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경제성장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달러 강세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포인트를 살펴봐야겠네요.
첫 번째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인지입니다. 예전처럼 미국이 강력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달러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겠죠.
두 번째는 미국의 경제성장입니다. 다른 국가들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만 독보적으로 성장한다면 달러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겠죠.
첫 번째 포인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가능할까요?
미국의 기준금리는 앞서 말한 강력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인상 흐름을 이어가다 2019년을 기점으로 다시 하락 기조로 변환했습니다. 이유는 뭐였을까요? 무역전쟁 때문이었습니다. 2019년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은 다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이어서 터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은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감당 못할 수준이 되지 않는 이상 연준은 당분간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있죠. 자, 그럼 달러 강세의 첫 번째 이유였던 금리 인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미국의 독보적인 경제성장은 가능할까요?
마찬가지로 그럼 어떻게 미국은 독보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했는지 살펴봐야겠죠. 지난 미국의 독보적인 경제성장의 첫 번째 이유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국 경기는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오히려 감세정책을 폈죠. 세금이 적어지면 당연히 재정 적자와 부채는 늘어났겠죠. 돈을 잘 벌 때 미래를 대비해 부채를 줄이는 게 아닌, 오히려 미래 소득을 더 당겨 쓴 꼴이었죠. 결국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며 정작 부채를 늘려 위기에 대응해야 되는 상황에는 당겨 쓸 부채가 부족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셰일 산업의 발전이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는데요, 자국의 셰일 산업이 발달하며 원유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죠. 이러한 셰일 산업의 발달은 미국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며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를 하락시켰죠.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하락하며 미국의 셰일 산업이 파산 직전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자 여기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독보적인 성장과 금리인상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 모두 앞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앞서 보았던 달러 인덱스의 추이를 다시 살펴보죠. 첫 번째 하락 국면은 1990~2000 시기였습니다. 당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남미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전 세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국은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죠. 당연히 전 세계의 돈이 미국 자산시장으로 몰려들었고, 당시 IT 기업들의 주가는 하늘을 날았습니다. 그리고 2000년 IT버블이 붕괴되며 두 번째 국면인 2000~2008까지의 달러 약세 시대가 시작되었죠. IT버블에 이어 911 테러, 중국의 약진까지 달러의 위상이 낮아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또다시 반전이 일어났는데요, 미국에서 터진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위에서 정리했던 것처럼 달러는 강세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약세와 영원한 강세는 없죠. 2008년부터 이어져온 달러 강세는 위의 이유들로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2. 원화 가치의 미래 전망
그럼 원화가치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IMF 당시 2000원까지 치솟던 달러/원 환율을 알고 있습니다. 그 경험으로 인해 경제위기를 대비해 달러를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죠.
그런데 저자는 IMF 때와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고 얘기합니다. 이제는 원화가 제법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안전자산이라는 거죠. 최근 20여 년의 환율을 보면 남아공,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의 통화 가치는 변동성이 큰데 반면, 원화 가치는 크게 변동하지 않고 유지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크다는 뜻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이탈이 잦다는 것이고, 그 반대는 그만큼 국제 투자자들로부터 안전 자산으로 인정받는다는 말이 되겠죠.
저자는 원화의 매력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원화의 매력 1. 환율의 안정성
첫 번째는 위에서 말한 환율의 안정성입니다. 환율이 안정되어 있다는 뜻은 주식시장/채권시장 등에서 외국인들의 대량 이탈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당시 급등했던 환율을 생각해보면 좀 아리송하긴 합니다만.. IMF 당시 2000원까지 치솟았던 상황과 비교하면 훨씬 안전해졌다는 주장 같습니다.)
원화의 매력 2. 구조적 무역 흑자
두 번째는 구조적 무역 흑자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주 오랫동안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전 세계에 수출을 통해 달러를 많이 벌어오고 있는 기업들이 많죠. 따라서 국제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음 이 나라는 달러를 많이 벌어오고 있고, 환율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니 투자했다가 크게 망할 일은 없겠군'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자, 그럼 또 여기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달러 가치는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요, 원화 가치는 계속 상승해 왔고, 앞으로 급격하게 하락할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달러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할 거고 원화 가치는 상승할 거라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네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모아야 하는 이유
왜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투자해야 한다고 하는 걸까요?
3-1. 달러 스마일의 진정한 의미
바로 달러는 최악의 상황에서 하방을 방어해주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달러 스마일'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하다가 위기 국면이 발생하면 모든 수요가 달러로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급격하게 급등하는 그래프를 스마일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2008년 금융위기, 2012년 유럽 재정위기, 2015년 중국 부채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위기 상황 때마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U자 모양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2. 위기는 늘 반복된다.
그럼 IMF급의 위기는 다시 찾아올까요? 저자는 '위기는 늘 반복된다'라고 말합니다.
우선 지금 전 세계의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죠.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하며 부채 확장을 통한 유동성을 공급해왔습니다. 즉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부채가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죠. 부채가 많다는 뜻은 위기 상황에서 대응할 힘이 적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체력과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로, 평소라면 크게 문제없어 보이겠지만 약한 병이라도 걸리면 치명적일 수 있는 상태인 거죠.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자산시장의 충격도 위의 이유로 설명 가능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약한 충격에도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일이 자주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죠. 앞서 한국은 IMF 때와 달리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골골대고 있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모두 한 때는 전 세계를 호령하던 강국이었습니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과도한 재정 지출로 인해 국제적으로 신용을 잃게 되며 망가진 것이죠. 따라서 한국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저자는 한국의 노령화와 인구 감소를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합니다. 현재의 부채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은 수준인 건 맞지만, 구조상 정부의 재정 지출이 점점 많이 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죠. 또한 지금 한국의 구조적 무역 흑자는 대부분 제조업에서 기인하는데, 이러한 제조업 수출 경쟁력이 지속될지도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일본을 봐라, 저렇게 부채가 많아도 잘 살고 있지 않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저자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합니다. 우리나라의 위기는 일본의 위기와는 다를 것이라는 거죠. 레이달리오는 금융위기 템플릿에서 국가의 경제위기를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국제 통화를 사용하는 선진국의 위기는 디플레이션 불황이라고 표현하고요, 국제 통화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통화를 사용하는 이머징 국가들의 위기는 인플레이션 불황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위기가 발생하면 금리를 내리며 대응할 수 있지만, 이머징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위기가 발생해도 금리 인하로 대응하기 어렵고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거죠.
저자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지만, 이는 엔화와 같이 원화가 국제통화라서 라기보다는 한국 경제의 안정성 때문이며, 이러한 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다고 얘기합니다.
4. 내용 정리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달러의 가치는 최근 상승 국면이었으나, 앞으로는 하락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원하의 가치는 상승 국면이었고 급격하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최악의 위기상황에 빛을 발하는 자산이기에 장기적인 시각으로 조금씩 적립 매수 방법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건영 저자님이 생각하시는 '달러에 적립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